[데일리무비] 한 남성이 북극에 홀로 조난 당한다. 그는 오로지 홀로 구조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그는 하루하루 지친 몸을 이끌고 ‘SOS’를 그리고 구조 신호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남성의 구조 신호에 한 헬리콥터가 답신을 한다.
그렇게 남성은 구조될 수 있다는 희망에 헬리콥터를 향해 손을 흔들며 ‘나 여기 있어요’를 연신 외친다. 하지만 거센 북극 눈보라를 뚫고 헬리콥터가 착륙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헬리콥터는 추락은커녕, 땅으로 곤두박질치게 되고 구조를 원했던 남자는 되려 구원자가 돼 타고 있던 여성을 구하게 되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머물던 베이스캠프를 떠나려 결심한다.
영화 ‘아틱’은 브라질 출신의 유명 유튜버가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상미를 기반으로 관객을 남극의 한 가운데로 인도한다. 이후 여성을 구하기로 한 남성의 모험기를 그린다.
감독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덴마크의 간판스타 매즈 미켈슨을 주연으로 배치했고, 비교적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마리아 델마 스마라도티르를 구원이 필요한 여성으로 출연시켰다.
영화는 한 번만 봐도 대사를 반 절 이상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장면에 주안점을 뒀다. 시각특수 효과라던가 화려한 미장센보단 조난 상황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날것의 장면으로 화면을 채웠다. 특히 화면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는 큰 프레임의 렌즈를 사용해 영화를 보는 내내 조난에 관한 두려움과 공포를 가감 없이 느낄 수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러한 긴장감은 더욱 진해진다. 무엇보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생각하는 것에 관한 자기 연민과 존엄성에 관한 질문은 계속해서 마음을 두드린다. 앞서 말했듯 대사가 얼마 없기에 이 모든 감정은 매즈 미켈슨의 표정으로 전달돼 몰입을 높인다. 그가 내뱉는 대사와 행하는 몸짓은 많은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부상으로 몸조차 가눌 수 없어 도움이 필요한 여성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연민인지 또 아니면 종교에 관한 믿음인지를 끊임없이 되뇌게 한다.
특히 극 말미에서 한계에 다다른 남성이 여성의 생사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돌아서서 가다가 크레바스(땅 꺼짐)에 추락해 한 줄기 빛을 얼굴에 맞는 장면은 영화의 메시지를 내포한 명장면으로 손꼽힐 듯하다.
세밀한 연출과 절제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아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는 이마다 다를 수 있다. 때문에 절제된 만큼이나 개인마다 다른 즐길 거리를 얻을 수 있다. 98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 타임이 더욱 짧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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