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무비]'성난황소' 액션보다 빛난 코믹...'김민재X박지환 환상 앙상블'

영화 ‘성난황소’가 베일을 드러냈다.

'성난황소'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통쾌한 액션 작품.

과거 주먹의 전설을 써내려간 동철은 아내 지수를 만나고 개과천선해 수산시장에서 건어물 유통업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지수가 납치범 김성오에게 잡혀간다.

지수를 찾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동철에게 납치범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거액의 돈으로 지수를 사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돈에 지수를 잃을 수 없는 동철은 납치범을 지구 끝까지 쫓기 위해 다시 주먹을 꽉 쥔다.

사진=영화 '성난황소' 스틸

마동석은 최근 ‘원더풀 고스트’와 ‘동네사람들’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결이 다른 액션신을 선보인다. 김민호 감독이 예고한 한 방 액션, 그대로 한 방에 모든 적을 소탕하는 시원한 장면이 영화의 표면적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한 방’액션이다. 한 방에 거의 모든 적들이 나가 떨어지니 통쾌함이 있긴 하다. 그런데 액션이 관객에게 전해주는 손에 땀을 쥐는 짜릿함은 없다. 마동석에 버금가는 안타고니스트가 있긴 하지만 그 역시 극에 큰 긴장감을 가미하진 못한다.

액션에서의 마동석에 버금가는 적대자는 없지만 극 전체로 봤을 때, 그의 최고 안타고니스트는 바로 납치범 김성오다. 등장부터 남다른 악역을 선보이며 관객을 놀라게 만드는 김성오는 극이 흐를수록 초반의 묵직한 악역보단 가벼운 악역을 그린다. 하지만 김성오는 김성오다. 가벼운 모습에도 악랄함은 있고 관객을 몰입시키는데 탁월한 연기력을 맘껏 드러내며 현존 최고의 악역 전담 배우 중 한 명임을 입증한다.

송지효는 능동적인 여성 지수를 연기했다. 거의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하는 열정을 내비친 만큼이나 훌륭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예능에서의 모습을 잊게 만들고 극 속 지수에 관객의 초점을 맞추게 만든다.

사진=영화 '성난황소' 스틸

극중 마동석의 조력자인 김민재와 박지환은 각각 곰사장과 파트너 춘식을 맡았다. 등장과 동시에 액션 영화를 코믹 영화로 전환시켜버리는 매력을 스크린에서 듬뿍 발산한다. 둘의 콤비가 담긴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을 정도.

메가폰을 잡은 김민호 감독은 이번 ‘성난황소’를 통해 영화계에 입봉을 알렸다. 깊은 고민과 함께 5년간 끊임없는 각색 속에 탄생된 ‘성난황소’는 그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실히 확인하게 만든다.

다만 김 감독의 연출에 아쉬움은 존재한다. 디테일이다. 스포일러성이 짙어 무어라 말할 순 없지만 몇몇 장면 전개에 치밀함과 설득력이 부족해 몰입을 방해한다. 세밀하게 극을 연출하는 능력이 조금만 가미된다면 충무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듯하다.

액션 영화의 통쾌함과 함께 코믹 영화의 유쾌함이 담긴 영화 ‘성난황소’는 오는 22일 극장가에서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