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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페미니즘으로 똥칠하지 마라"···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다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데일리무비]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너희완 다르다"

시작부터 도마 위에 올랐던 영화 '82년생 김지영'이다.

영화의 뿌리가 페미니즘이기에 어쩔 수 없었던 질타들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페미니즘을 경멸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회 풍토의 전반적인 흐름을 말하는 거다.

그리고 정작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영화와 소설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118분의 러닝타임 동안 그저 영화스럽게 이야기를 그려나갈 뿐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애초에 페미니즘을 강조하지도, 남성 우월주의를 경멸하지도 않는다.

지금까지의 사회, 다시 말해 2019년을 살아가는 82년생 출생자와 그 윗세대의 삶을 그려나간다.

비록, 몇몇 관객 혹은 다수의 보는 이들이 느끼기에는 다소 과하다고 느껴질 장면이 다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함은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낸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별미라고 할 수 있다.

상업 영화에서 사건 사고를 그리는 데에는 언제나 과함이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그리고 무엇보다 그 오버스러움이 영화의 현실성을 낮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용히 극장에서 할머니 혹은 어머니와 영화를 관람하길 권한다.

그 오버스러움에, 다분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던 장면에서 당신 옆에 앉은 또 다른 김지영이 눈물을 훔치고 있을 수 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 영화를 되짚어 보자면 과하지 않은 설정은 공감을 이끌었고, 김지영은 다른 김지영들의 눈물을 훔치게 만들었다.

여성과 남성을 떠나 자신의 삶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인 존재에 대한 동정심, 빠져나올 수 없는 거미줄에 걸려버린 인생에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성별을 떠나 사회인이 처한 상황과 다르지 않지 않은가.

적어도 영화를 극장에서 접한 이들 중 몇몇은 사회에서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고 쌓여져 가던 벽과 그 짓을 한 우리들의 보지 못했던 자화상에 한탄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결이 다른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페미니즘에 대한 원망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윗세대의 아픔에는 관심도 주지 않으면서 본인의 사회적 이익만을 챙기려고 하는 소수 페미니즘에 대한 분노다.

그로 인해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됐는가.

여자와 남자의 오로지 차별이라는 한 글자로 해석하려 하지 않나.

영화 '82년생 김지영'

만약 82년 봄에 태어난 한 여성의 삶에 공감하고 그를 위한다면 차별이란 글자보단 이해와 대화를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또렷한 길이 아닐까.

앞뒤가 꽉 막힌 존재는 결국 스스로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다름과 차별을 또 다른 다름과 차별로 극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다름이 아닌 같음을 이야기하고 차별이 아닌 동정을 하는 게 지금 한국 사회 성차별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아주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정리하자면,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페미니즘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한 여성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에서 오는 묵직한 울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82년생 김지영'은 그저 한 사람의 삶, 한 여성의 삶을 스크린에 그려낸 작품이다.

여느 영화 작품이 그렇듯 말이다. 소설과는 분명한 차이가 이곳에 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물론 그 안에서 다소 과할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겠으나 함부로 그것이 과하다 아니다를 논할 순 없다.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말도 안 되는 페미니즘 영화라며 핏대를 세울까.

아니면 반대로 오열해 눈시울을 시뻘겋게 달굴까.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