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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영화 제목은 '퍼펙트맨'인데 스토리는 글쎄...

영화 '퍼펙트맨'

※ 스포있습니다.

[데일리무비] 깡패와 장애인의 만남. 신선한 듯 익숙한 조합이다. 이는 지난 2012년도에 개봉한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에서 차용됐다. 그리고 이번 여름 한국 극장가에서는 영화 '퍼펙트맨'이 구성을 가져왔다.

'퍼펙트맨'은 과거의 가슴 아픈 추억으로 잊지 못할 상처를 가진 깡패 000과 장애인 000이 만나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용수 감독의 입봉작인 '퍼펙트맨'은 지난달 2일 개봉해 약 123만 명의 관객(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했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190만 명인 것을 고려했을 때 영화는 실패, 그 자체였다고 볼 수 있다.

영화 '퍼펙트맨'

비슷한 스토리 라인의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 1%의 우정'은 성공했는데 왜 한국의 '퍼펙트맨'은 실패했을까.

출연 배우 설경구, 조진웅, 허준호, 진선규 등은 감히 단언컨대 '언터쳐블: 1%'의 캐릭터 못지않은 매력을 지녔다.

가장 전면에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설경구와 조진웅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연기력을 입증했듯이 관객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보통 이상이다.

허준호, 진선규 역시 톡톡히 감초 역할을 수행하며 극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영화 '퍼펙트맨'

이들은 과거 한국 영화계에서 매우 많이 사용됐던 깡패 소재의 영화 내러티브에서 벗어난 새로운 재미를 창출해냈다.

캐릭터 자체만으로 충분히 영화를 감상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니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나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배우는 영화라는 숲에서 나무에 불과하다.

배우의 연기가 아무리 빛을 발하더라도 영화가 그렇지 않다면 그 빛은 어둠 속에 묻힐 뿐이다.

이 점을 영화 '퍼펙트맨'은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퍼펙트맨'

이제 막 첫 작품을 내놓은 용수 감독은 기대 이상의 작품을 내놓았으나 관객에게 만족감을 전하기엔 충분치 않은 작품을 내놓은 듯하다.

우선 신선한 장면 연출을 통한 웃음과 감동은 신임 감독만의 독창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기존 내러티브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뻔하디 뻔한 전개는 짙은 아쉬움을 남길 뿐이다.

한 장면을 보는 순간 앞으로 펼쳐질 사건들이 영화 상영 중 상당수 있다.

영화 '퍼펙트맨'

더불어 전하는 감동의 형식 역시 익숙하다 보니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무엇보다 설경구가 자신의 가족을 죽이고 본인까지 불구로 만든 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이유가 어찌 됐든 납득하기 쉽지 않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플롯에서 관객의 동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것은 실패한 영화와 다르지 않다.

영화 '퍼펙트맨'

작품의 중요 부분에서 문제의 정도와 인과관계를 고려해 플롯의 설득력을 높이는 것은 기본이다.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한 아쉬움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아무리 배우들의 연기가 감탄을 자아낸들 말이다.

이러한 탓에 '퍼펙트맨'은 아쉬운 영화다. 하지만 배우의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하는 작품임은 틀림없다.

영화 '퍼펙트맨'

물론 메가폰을 잡은 용수 감독이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남긴 것은 사실이나 입봉작에서 신선한 연출을 선보였기에 질타보단 박수가 걸맞아 보인다.

용수 감독과 조진웅, 설경구에게 응원과 기대의 박수를 보내며 리뷰를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