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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영화리뷰] <1919 유관순>, 그녀들의 삶은 소중했지만 영화는 '글쎄'

사진=영화 <1919 유관순> 스틸

 올해 3.1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를 소재로 한 영화 <1919 유관순>이 영화로 제작됐다. 기대감은 컸고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렜다. 그러나 스크린에 비친 작품을 보며 마음은 한 없이 답답해져갔다. 국민의 영웅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런 식으로 허술하게 제작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신상민 감독이 연출한 <1919 유관순>100년 전, 대한독립을 위해 세상에 소리치던 유관순과 소녀들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는 100년 전인 191931일 독립운동가 손병희, 한용운, 이승훈을 필두로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식을 비추며 출발한다. 그리고 그 당시 독립을 위해 벌어졌던 사건들과 유관순 열사의 행보에 대해 조명한다.

사진=영화 <1919 유관순> 스틸

 3.1 운동 100주년 기념작인 <1919 유관순>은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공식 후원을 받아 제작됐다. 그만큼 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역할이 중요했던 작품이다. 신 감독 역시 이 사실을 알고 백석대유관순연구소와 유관순기념사업회의 고증을 받아 전문성을 최대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영화에서는 다양한 자료들을 비추며 극을 전개해 사건에 대한 관심과 몰입을 키우려는 노력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방대한 자료들이 쓰이는 목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관순을 비추려는 것은 알겠으나, 영화가 부제로 달고 있는 그녀들의 제국에 너무나 치우쳐 막상 주인공인 유관순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또한, 영화에서 보여 지는 고문장면들은 항일 투쟁을 위한 열사들의 굳은 심지를 나타내기 보단 그저 일본의 만행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는 듯하다. 이렇게 느껴지는 이유로는 우선 열사들에 관객들이 동요하고 몰입할 만한 틈이 없다. 분노로 투쟁을 결심한 근원은 물론 나라를 잃은 슬픔에 있겠지만, 그 외에 인물이 갖고 있는 사연으로 인한 분노와 울분이 드러나지 않아 현사회인들에게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더불어, 비교적 적은 러닝 타임에 다소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수박 겉핥기처럼 넘어가기도 한다. 이러한 인물에 몰입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결정적으론 유관순 역을 맡은 이새봄 배우를 제외한 나머지 연기자들의 어색한 연기, 재연과 고증에 불과한 서사 구조는 인물과 관객의 호흡을 합치는데 더욱 방해요인으로 작용된다.

사진=영화 <1919 유관순> 스틸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유관순 열사에 대한 정보와 지식은 어느 정도 현대인들이 인지하고 있다. <1919 유관순>이 아쉬운 까닭은 바로 이것이다. 유관순을 향한 작품의 시선이 그녀의 삶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 기꺼이 함께 목숨을 내놓았던 수많은 유관순들에 대해 정보만이 아닌 삶을 작품에 담아냈다면 극장을 나서는 이들의 머리가 아닌 가슴 속에 그녀들이 새겨지지 않았을까.

 

 제작만으로도 뜻깊은 <1919 유관순>은 분명히 아름답게 빛나야 할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감독의 부족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력은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만약 극장이 아닌 ‘EBS’에서 이 작품을 만났다면 좋은 교육 자료로 느껴졌을 것이다. 영화보단 교육영상 같았던 영화 <1919 유관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