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Review

[넷플릭스 리뷰]'페르소나', 이지은의 배우들을 향한 묵직한 도발...'그녀의 가면들'

데일리무비의 리뷰는 오직 영화에 대한 감상만을 쓰기 위해 작품 외적인 정보를 최대한 배제하려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영화평은 주관적인 평가를 담아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넷플릭스 '페르소나' ep1. '러브 세트'
 

넷플릭스 '페르소나' 포스터

 

배두나와 이지은(아이유)이 남성에 대한 질투를 배경으로 연기 대결이 펼쳐진다. 시작부터 치열하다. 그녀들의 네트 위 싸움은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러브 셋은 기승전결 중 이 없는 이야기다. 라면을 끓여놓고 먹지 않는 격이었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단편이란 방어막이 존재하여 이러한 비난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단편영화에도 엄연히 기승전결은 존재하며 이야기의 끝맺음을 이런 식으로 맺진 않는다.

 더불어 이지은의 무릎에 난 상처가 왼 다리와 오른 다리를 오가는 것은 실수인가, 의도인가. ‘리얼에서 갑자기 배우들이 옷을 갈아입는 것만큼 황당한 일이다. 단편이지 않나, 장편 영화도 아니다. 유명 스타들의 바쁜 스케줄에 일정을 나눠 촬영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해도 이러한 완성도는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 포스터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의 스토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2가지 에피소드 중 하나다.

사랑하는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비수를 꽂는 말들을 남성에게 나지막하게 전한다. 다른 남성들과의 여행 등 감히 남자친구에게 할 수도 없는 말들과 행동들이다. 그의 사랑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하는, 아니 연기하는 이지은의 눈빛과 행동은 보는 남성들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아쉽지 않다.

그녀를 아직 사랑하는 남성과 그의 진심에 대한 증거가 필요한 이지은이 그려내는 스토리는 연애를 해본 남성과 여성들에게 아낌없는 몰입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다만 마지막 남자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표현이 담겼다. 해석하기엔 전혀 어려움이 없는 장면이지만 단순하게 보다 그 장면을 본다면 관객들이 감독의 의도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

더불어 작품을 보며 이지은은 가수인가 배우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작품은 배우들을 향한 조용하지만 묵직한 도발이다. 그간 그녀의 연기행적을 따라가 본다한들 이렇게 섬세한 감정표현과 몸짓을 선보인 적이 있었던가.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 포스터

 

이지은의 4가지 모습을 담고 싶었다는 말이 저절로 생각나는 에피소드. 그녀가 우정을 대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던 걸까. 평소 브라운관을 통해선 볼 수 없던 이지은의 다른 면을 확인할 수 있다.

연락 두절된 친구를 찾기 위해 그의 집으로 향한 이지은. 결국 목에 키스마크가 새겨진 친구를 찾아내고 작당을 모의하기 시작한다.

똘끼 충만한 그녀들의 말은 유쾌하고 행동은 보는 이를 끌어당긴다. 배우 심달기와 이지은의 만남은 만족스럽지만 그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는 아쉬움을 남긴다. 짧은 시간 동안 현실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일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페르소나' 포스터

 

가장 기억에 남는 마지막 에피소드다. 제리 주커 감독의 사랑과 영혼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몰리와 샘을 보는 듯한 애절함이 모니터를 뚫고 보는 이에게로 다가온다. 

밤중에 연인이던 남성을 찾아온 이지은은 그와 이전까지 나눌 수 없던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사랑했을 때는 몰랐던 것들, 차마 보지 못했던 것들, 자존심 때문에 묻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회의감을 그려낸다. 나지막하게 깔려오는 그들의 만남과 이별에 대한 아픔은 진솔한 공감과 눈물을 자아내기에 아쉬움이 없다.

작품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은 화려한 색채와 특수 효과들이 난무하는 현대 영화들 사이에서 흑백의 화면으로 영화에서 중요한 건 기교가 아니라 각본이야라는 말을 전하려는 듯하다. 그만큼 선명한 연출은 20분밖에 안 되는 러닝 타임으로 오랜 시간 이야기의 아픔을 가슴에 담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작품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구성과 스토리였다. 그러나 작품 '페르소나' 자체가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을 향해 만들어졌기에 그녀의 연기에는 틈이 없었다. 넷플릭스와 이지은의 만남은 실패보단 성공에 가까웠으며 그녀의 앞으로의 연기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데일리 무비 dailymovi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