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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X'백두산'···아무리 잘 나간다지만, 이건 아니잖아

데일리무비 2019. 12. 28. 03:50

영화 '겨울왕국 2', '백두산' /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데일리무비] 올해 극장가의 흥행세는 범상치 않았다. 시작부터 비루하던 코미디 장르가 빵빵 터졌다. 그리고 시작된 2019년 극장가는 어두웠던 부분의 빛을 더할 수 있을까란 희망을 내게 안겼었다. 그러나 12월, 2019년을 그 생각이 빛을 발했음을 느낀다. 이유는 스크린 독과점 때문이다. 

'겨울왕국 2'는 거세게 흥행함과 동시에 정지영 감독을 비롯한 일부 영화인들의 분노를 들끓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봉 첫 주 1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하며 성공의 길을 걸을 것 같았던 '블랙머니'는 '겨울왕국 2'가 개봉하자마자 스크린을 빼앗겼다. 

영화 '겨울왕국 2'

'겨울왕국 2'가 등장한 주에 '블랙머니'는 전국에서 고작 788회 상영됐다. 그에 비해 '겨울왕국 2'는 무려 2,648회나 스크린에 빛을 쏘아댔다. 3배가 넘는 수치다. 정지영 감독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을 거다. 

그런다면 얼마 전 개봉한 '백두산'은 어떨까. 크게 다르지 않다. 하루 차이로 일찍 베일을 벗은 '시동'에 비해 무려 1,000회 가까이 많이 상영됐다. 이 정도면 관객이 영화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극장이 관객이 볼 영화를 정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영화 '백두산'

아무리 영화가 상업성을 띤다고 하지만, 관객의 시야를 이렇게 좁혀서야 되겠는가.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는 말이 옛말이라지만, 우리네 극장가에선 지금 이 말이 딱 어울린다. 시대를 역행하는 극장의 태도, 대형 멀티플렉스 3사의 용기 넘치는 행태.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외화 영화의 스크린 독점을 유도하고, 한국 영화의 생태계와 우리 영화계 다양성을 위협하는 진짜 범인일 것이다.

영화 '백두산'
영화 '겨울왕국 2'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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