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빼다 박은 듯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데일리무비] 오랜만에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가장 보통의 연애'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연인에게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선영(공효진 분)이 서로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다. 누구나 겪을 법한, 누구나 해봤을 연애를 그렸다.
억측스럽지도, 그렇다고 무난하지도 않게 말이다.
김래원과 공효진의 감정을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담아냈고, 두 사람의 감정선에 관객이 완전히 공감할 수 있게 연출했다.
배우진의 출중한 연기력과 김한결 감독의 남다른 연출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
김래원과 공효진은 연기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충무로 대표 배우이다.
공효진은 데뷔작 '여고괴담2' 이후 '미쓰 홍당무'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많은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했다.
오버스럽지 않은 공효진 특유의 연기는 관객이 극 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한다.
김래원 역시 공효진과 비슷한 결의 연기를 선보인다.
절제된 감정 연기는 작품에 설득력을 더해 관객의 빠른 몰입을 가능케 한다.
연기 스타일이 비슷한 만큼 공효진과 김래원이 극 속에서 선보이는 호흡은 완벽에 가깝다.
남녀의 감정선을 또렷하게 그려내는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대체 가능한 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만큼 만족스럽다.
공효진과 김래원을 한 작품에 담아낸 김한결 감독의 연출 역시 박수를 보낼 만 하다.
튀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유머 코드를 극 속에 담아낸 것은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케 한다.
개연성 높은 전개와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 구성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시나리오 작업에 기울였는지를 가늠케 한다.
특히나 술과 SNS를 현시대의 연애 이야기를 풀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덕분에 영화는 보다 깊이 있고 공감되는 작품으로 탄생됐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만족이 큰 만큼 아쉬움도 존재한다.
결과가 빤히 보이는 이야기와 단순한 에피소드의 나열,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야기는 진부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관객이 애초에 이런 영화를 찾을 때는 진부함 속에 있는 공감을 찾으려한 것이 아닌가.
영화 제목도 가장 '보통의' 연애이지 않나.
이 영화는 기막힌 신선함보다는 뻔한 일상을 맛깔나게 담아 관객의 공감을 극대화하는 김 감독의 선택이 더 잘 맞지 않았나 싶다.
김래원과 공효진의 조합을 한 번 더 볼 수 있기를, 김한결 감독의 다음 작품을 빠른 시일 내에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보며 리뷰를 마치겠다.
적나라하면서도 아름답게 남녀의 감정을 그려낸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러닝타임은 109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