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인터넷 소설에 지나지 않는 로맨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이 개봉과 함께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달갑지 않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달콤한 로맨스를 그린 '유열의 음악앨범'이 흥행하는 것에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는 작품 시나리오의 완성도 때문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전형적으로 플롯(사건)이 극을 이끄는 영화이다.
이런 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사건의 개연성이 또렷해야 작품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전개돼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이 과정이 명료해야 관객들이 작품에 동감할 수 있다.
그런데 '유열의 음악앨범'은 사건이 인터넷 소설처럼 근거 없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미주가 빵이 먹고 싶으면 우연히 현우의 가방에 빵이 들어있다. 그것도 먹고 싶은 빵들이 신기하리만큼 현우의 가방에 전부 준비되어 있다. 요술 가방처럼 말이다.
헛웃음이 나올 만큼 영화의 사건들이 딱딱 맞게 생겨난다. 현실성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기가 막힌다.
로맨스 스토리 역시 인물들의 감정선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갑작스러운 사건들이 연속되고 감정선은 들쑥날쑥하니 영화에 재미를 느낄 리 만무하다.
이런 스토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보통 감수성이 아니고 서야 작품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전형적인 인터넷 소설의 내러티브'. 이게 '유열의 음악앨범'이다.
더불어 극 말미에 아무 책임감 없이 벌어놓은 판을 '열린 결말'이라 치고 급하게 마무리 지어버리는 것은, 화장실에서 뭐 안 닦고 나온 듯한 느낌을 전한다.
"설마 이렇게 진행되겠어?", "설마 이렇게 끝나겠어?"라는 생각들이 영화를 정통한다.
이렇듯 설마가 진짜가 되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