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넷플리스 영화 '지옥에서 온 전언', 자전거 체인으로 적 말살하기
작품을 보게 된 이유는 바로 넷플릭스 메인 화면에서 보게 된 지옥에서 온 전언' 포스터다.
강렬하지 않은가? 자전거 체인(?)을 손에 감은 모습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 '디아블레로 악마 사냥꾼'보다 한층 격해진 강렬함과,
'고스트 라이더'의 니콜라스 케이지가 불타는 체인을 들고 적들은 소탕하는 쾌감을 재현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레 들게 만든다.
파브리스 두 웰즈 감독이 연출하고 채드윅 보스만, 루크 에반스, 알프리드 몰리나, 테레사 팔머, 톰 펠튼 등이 출연한 '지옥에서 온 전언'은
남아프리카에서 LA로 행방불명된 여동생을 찾기 위해 온 제이콥이 그가 살해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며 시작하는 복수를 담은 이야기.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에 살던 제이콥(채드윅 보스만)은 여동생 비앙카를 찾았다.
제이콥은 비안카를 찾기 위해 들린 그의 집 앞에서 우연히 트리시와 비앙카가 살던 집 주인을 만나게 된다.
그들을 통해 비앙카가 전 남편에게 얻어 맞았었고 슬하에 자식을 둔 싱글맘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제이콥은 비앙카가 트리시에게 남기고 간 물건을 통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앙카가 영안실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영안실을 찾은 제이콥 앞에 올림픽 대로 위 도난 차량 안에서
조폭들에게 둔기로 맞아 잔혹하게 살해 당한 비앙카가 등장한다. 이에 제이콥은 슬픔에 잠기고 복수를 다짐한다.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 제이콥은 자전거 체인과 함께 동생의 복수를 시작한다.
자기 동생의 민낯을 복수를 통해 알아가는 제이콥의 심경은 쉽사리 공감할 수 없지만 보는 이들의 몰입을 유도하기엔 충분하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단순한 복수극으로 치부하기엔 영화의 겉만 핥는 것과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백인, 흑인, 라틴인, 아시아인은 감독이 작품을 의도하며 심어 놓은 장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매춘과 마약에 빠진 제이콥의 동생 비앙카, 조직폭력배로 등장하는 라틴인,
작은 식료줌점을 운영하며 남의 일에 엮이기 싫어하는 한국인은 자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이다.
꿈을 위한 힘찬 발걸음은 결국 미국의 자본주의라는 이름 아래에 패배자라는 낙인을 찍히고
그들의 발밑에서 더 심하게 밟히지 않기 위해 몸부림칠 뿐이다.
이 외에도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많은 장면들과 대사들이 눈길을 멈추게 만든다.
그럼에도 지인들이나 이 글을 를 보고 있는 이들에게 작품을 추천하기엔 다소 부담감이 있다. 바로 지루함이 느껴지는 전개 때문.
영화 초반 부에 비앙카를 찾기 위한 제이콥의 모습을 지켜보며
'무슨 일이 있던 거지?' '제이콥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비앙카는 누구였을까'하는 궁금증이 마구 든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다.
점점 진행될수록 일반적인 서사로 가득한 '지옥에서 온 전언'의 스토리는 몰입을 튕겨내며 하품을 자아낸다.
더불어 극의 말미에 알 수 있는 제이콥의 직업은 그가 연이어 등장인물들을 거리낌 없이 죽이는 장면과
자신의 동생을 죽였다고 저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면서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며 더욱 심한 아쉬움을 남긴다.
복수극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설득력이다.
만약 복수를 다룬 작품이 관객들로 하여금 '쟤는 왜 저렇게 까지 복수를 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면 그 이야기는 성공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영화 '지옥에서 온 전언'이 그렇다. 관객들과의 호흡 없이 감독이 그리고 싶은 장면들로 꽉꽉 채운 이 작품은
관객들의 눈길을 외면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넷플릭스 영화 '지옥에서 온 전언'은 러닝타임 203분. 청소년 관람 불가.